2011년 9월 24일 토요일

포르노가 남자들을 미치게 만드나 / 나오미 울프





최근 몇년, 아니 몇달 새 수많은 남성 유명인사들이 ‘성적 자멸 행위’를 저질렀다. 이전에도 일부 유력인사들이 성적 탐욕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행동을 감추기 위해 훨씬 조심스러웠다.
오늘날 사적인 행동이 공공에 노출되는 것은 첨단 과학기술도 한 이유다. 그러나 정확한 핵심은, 최근 성추문이 불거진 많은 남성들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트위터, 또는 그밖의 무분별한 미디어에 기꺼이 자신을 노출했다는 사실이다.

대체 무엇이 그들을 이처럼 절제되지 않은 결정으로 몰아가는 걸까? 포르노에 대한 손쉬운 접근과 만연한 소비가 남자들의 두뇌회로를 바꿔놓고 섹스에 대한 판단에 영향을 미쳐서 스스로의 충동을 억제하기 힘들게 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는 과학적 증거가 늘고 있다. 6년 전, 나는 ‘포르노 신화’라는 에세이에서, 성 상담사들과 성문제 치료사들이 젊은 남성들의 포르노 소비 증가가 그들의 발기부전 및 조루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하는 일화를 소개한 바 있다.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정상적인, 성기능 장애를 일으킬 만한 문제가 없는 청년들이 그랬다.

전문가들의 이런 가설은 포르노가 점진적으로 젊은 남성들을 차츰 성적으로 둔감하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사실 하드코어 포르노가 성적 민감성을 급속히 무디게 만드는 효과는 매우 충격적이거나 민감한 상황에 맞닥뜨리는 의사들과 군인들을 훈련시키는 데 곧잘 활용돼 왔다.

대다수 남성들에 대한 성적 둔감화 효과를 고려할 때, 포르노를 접하기 전과 동일한 수준의 성적 흥분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선 훨씬 높은 수준의 자극이 요구된다.

그 이후로, 두뇌의 보상시스템에 관한 엄청난 데이터들이 축적돼, 남성들의 ‘두뇌회로 재구성’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됐다. 포르노 제공 업자들은 남성들의 두뇌에 도파민(뇌신경세포 흥분 전달 물질)을 단기 투여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포르노 소비에 대해 보상한다. 이때 두뇌의 신경회로는 도박이나 코카인 중독 상태와 일치한다.

» 앤서니 위너 의원이 성적인 주제로 온라인 대화를 나눈 여성에게 보낸 사진들. 빅거번먼트닷컴 등 갈무리
도박꾼이나 코카인 복용자들이 충동적이 될 수 있으며 도파민 흥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갈수록 더 도박에 탐닉하거나 코카인을 들이마실 필요가 있는 것처럼, 포르노를 소비하는 남자들도 거기에 푹 빠질 수 있다. 도파민 분출이 차츰 사그라들면 포르노 소비자들은 허탈감과 불안감 속에 다음번을 기대하게 된다.

이런 도파민 효과는 왜 포르노가 갈수록 극단적이 되어가는지를 설명해준다. 통상적인 성적 장면들이 점점 매력을 잃으면서, 소비자들은 쾌락을 얻기 위해 여러 방식으로 금기들을 깨뜨리는 이미지들로 이끌리는 것이다. 다른 어떤 종류의 중독과 마찬가지로, 신경화학적 원인으로 인해, 사람들이 도파민 흥분을 가능하게 해주는 행위를 멈추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그래서 과거엔 문 뒤에서 남몰래 느긋하게 뭔가를 할 수 있었던 남자들이 지금은 자기 무덤을 파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충동을 억제할 수 없게 된 것일까? 만일 그렇다면 그런 남자들은 괴물 또는 도덕적 미물이 아니라 자신을 더는 통제할 수 없는 중독자들일 수 있다.

그렇다고 그들의 행동에 책임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다른 종류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즉, 포르노 소비의 강력한 중독성을 이해하는 책임, 그리고 그 중독이 자신의 배우자와 가족, 직장생활, 판단력 따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때 상담과 치료를 받는 책임 말이다.

포르노가 어떻게 두뇌에 영향을 주고 남성성을 황폐하게 하는지를 이해한다면, 점점 더 하드코어에 중독되어 가는 이 세상에서 사람들은 무의미한 자기혐오감에 빠지지 않고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다.

나오미 울프 미국 사회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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