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27일 화요일
[남성의 성기능] 4.발기부전 약물 주사법
10여 년 전 영국 런던의 한 모임에서 어느 성의학자의 엉뚱한 행동은 오랫동안 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화제로 남아 있다. 주위 여건에 아랑곳 없이 그는 약물 주사로 발기가 되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불쑥 무대 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바지를 내려 직접 자신의 성기를 꺼내 주사를 놓고 방에 모인 사람들에게 자신의 발기상태를 확인까지 시켰다.
청중들 가운데 몇몇은 단상으로 올라가 혹시 인공보형물을 사용한 게 아닐까 하고 확인까지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젊은이들에게 많았던 심리적 원인의 발기부전은 70년대 마스터스와 존슨 및 필자의 스승이던 헬렌 카플란의 성치료법으로 상당히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50대 이상의 남성에게서 보이는 고혈압, 동맥경화, 당뇨병으로 인한 발기부전에는 보형물 삽입과 같은 외과적인 치료법이 고작이었다. 영국 모임에서의 작은 소동은 주사약으로 발기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시도였다. 이 약은 파파베린이라는 것이다. 그 한해 전인 1982년 프랑스 의사인 로널드 비락이 처음 파파베린의 효과를 발표했다. 파파베린을 음경에 주사하면 30분 이상의 발기상태를 지속시킬 수 있다. 이 방법은 각종 질병이나 나이에서 비롯된 발기부전인 사람들에게 복음처럼 퍼져나갔다.
마취나 수술, 또 후유증의 걱정없이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는 주사치료가 인기를 얻게 된 이유는 성행위 능력 자체의 신비스러움이 점차 벗겨졌기 때문이다. 남성들은 부인들에게 발기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얘기하게 되었다. 여성들은 친구들에게 발기의 문제점들에 대해 얘기하고 또 그 결과가 어떠한지도 털어놓게 되었다. 남성들 역시 발기에 관한 문제점들을 친구들에게 털어놓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적지않은 사람들이 발기문제를 고혈압 증세나 다름없는 질병의 문제로 깨닫게 되었다. 사실 더 이상 그것을 수치스러워 할 필요는 없게 되었다.
발기부전은 죄악도 아니며 부당한 것도 아니다. 그저 신체적으로 약간의 문제점이 있다는 것뿐이다. 발기를 통한 주사치료의 발상은 1980년대 초에 우연히 생겨났다. 가정에서 환자 스스로 처치할 수 있는 자가주사법의 개념을 생각하게 된 것은 1985년-1986년 무렵이었다. 당시 의사들은 대개 냉담하게 반응했다. 환자가 스스로 음경에 주사를 놓는 일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음경을 아주 예민한 부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주사를 놓으면 아플 것이라고 생각했고, 너무 성가신 일이며 효과도 없이 위험하기만 할 뿐이라고 생각했다. 발기유발제 주사에 쓰는 약물은 파파베린, 펜톨라민, 프로스타글란딘 E1 등이다. 이중 파파베린은 로널드 비락이 최초로 임상적 발기 효과를 보고한 이래 가장 많이 쓰여왔다.
하지만 근래 미국에서는 파파베린의 사용이 급격히 줄고 있다. 파파베린을 3년 이상 사용한 환자들의 1/3 이상이 음경이 섬유화되거나, 반흔이 나타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나타낸다고 학회에 보고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작년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프로스타글란딘 E1은 파파베린의 후속 타자로 손색없을 만큼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주사약물이다. 그러나 값이 파파베린보다 훨씬 비싸고 간혹 통증이 있다는 결점이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나 이스라엘 같은 나라에서는 단지 이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아직도 주로 파파베린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직까지 상당수 의사들은 주사치료를 통해 얻는 괄목할 만한 결과를 믿으려 하지 않는다. 주사치료의 효과만을 따지고 볼 때 환자의 85% 이상이 충분한 능력을 회복한다. 교통사고나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척추장애 환자의 경우도 주사치료의 효과는 90% 이상이다. 오히려 이들은 정상인보다 신경차단으로 인한 과잉반응 때문에 소량으로도 잘 반응한다.
하지만 발기유발제는 발기부전을 완치시키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때그때 상황을 호전시킨다. 하지만 50세 이상의 남성들에게서 주로 문제가 되는 동맥경화, 당뇨, 고혈압 등으로 인한 발기부전 환자의 대부분은 항상적인 심리적 압박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약간의 발기유발제로 환자에게 상당한 자신감을 회복시켜준다. 이렇게 일차적인 자신감을 심어주고, 이를 통해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점차적인 자활능력을 길러준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음경의 발기 능력은 마치 고무줄과 같아서 한번 늘어나면 더 팽창성이 좋아지듯 그 반응이 좋아지는 것이다.
만 명 이상을 수용하는 아방궁을 지어서 여색에 묻혀 살다가 3천 명의 미녀 가운데 100명을 골라 생매장시켜 죽은 진시황, 죽은 다음에도 성의 만족을 구하려던 그의 소망을 현대의학이 이제야 어느정도 이루어 놓은 것일까. 그러나 의학적인 진보 이전에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것은, 젊은 환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심인성 발기부전 환자들에게는 주사치료 이전에 성치료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랑과 친밀감이 단순한 성욕이나 음경의 발기능력보다 훨씬 인간의 성생활에 중요하다. 그리고 이것은 성적 능력의 회복에도 훨씬 더 중요한 것이다.
피드 구독하기:
댓글 (At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