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6일 금요일

[다시쓰는킨제이性보고서] 소음순은 소중한 '꽃잎'


“내 것이 흉측하게 생겨 혐오감을 주지 않을까?”
성(性)클리닉을 방문하는 여성들은 남성 못지않게 성기 모양에 민감하다. 흔한 질문 중 하나가 자신의 성기가 정상적으로 생겼냐는 것이다. 과거엔 대부분 불을 끈 채 성행위를 했으므로 성기의 모양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최근엔 조명을 켠 상태에서 성행위를 하거나, 오럴 섹스를 즐기는 경우가 늘어 자연스레 성기의 모양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여성이 자신의 성기가 흉측하다고 여기는 가장 큰 이유는 소음순 때문이다. 소음순은 평상시 여성의 성기를 감싸듯 닫혀 있어 이물질 유입과 질의 건조를 막는다. 발달학적으로 소음순은 남성 음경의 피부에 해당되며 신경분포가 음핵 다음으로 민감한 곳이다. 소음순은 해부학적으로 음핵과 질을 연결하는데, 삽입 성교시 운동자극을 음핵으로 전하는 훌륭한 가교다.

이렇게 중요한 소음순의 기능을 잊은 채 외형적으로 너무 크거나 늘어지고 좌우 크기가 다르다고 고민하는데, 성행위시 소음순이 음경을 따라 질로 말려들어갈 만큼 심각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소음순의 좌우 비대칭은 여성의 유방이 왼쪽이 더 발달해 있고, 남성의 고환이 왼쪽이 주로 처져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다.

소음순에 대한 혐오감과 수치심은 때때로 성기피증으로까지 발전한다. 성치료시 정상 여성들의 각양각색 소음순 사진과 자신의 것을 손거울로 비교시키는데, 그러면 대부분 자신의 것이 정상임을 깨닫게 된다. 소음순과 관련해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소음순에 망울이 잡히거나 지나치게 소음순이 길거나 통증이 심한 때다.

남성의 포경수술이 이미 득보다 실이 많은 것으로 밝혀졌듯, 소음순의 적절한 비대칭 문제에 칼을 대는 것은 신경 손실과 성감 감소 등의 이유로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극복할 수 없는 수치심이나 통증이 심하다면 소음순 부분 절제술을 시도할 수 있으나 면밀한 진단과 주의를 요한다.

미국의 성 클리닉에는 아프리카로부터 입양된 여성환자가 가끔 찾아온다. 그들은 어린 시절 할례의식으로 음핵과 소음순이 잘려나가고 질의 입구만 덩그러니 남아 있어 정신적 콤플렉스가 몹시 심하다. 이 때문에 성기능 장애가 초래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미 해부학적 정상구조가 사라진 상태라 치료가 무척 어렵다. 그래서 이런 할례의식을 피해 망명했던 ‘카신다’라는 여성이 화제가 됐었고,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사회는 이를 심각한 박해로 규정, 중단토록 하고 있다. 성의학에서 소음순은 못생긴 ‘흉물’이 아니라 아름답고 소중한 꽃잎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