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30일 토요일
♥ 요즘 유행하는 펜션에 가서 분위기 즐겨보세요
다른 사람들은 다 쉬는 여름휴가 때도 우리 부부는 어김없이 ‘방콕(방에 콕 틀어박혀 있는 것)’이다. 우리는 우유대리점을 하기 때문에 더운 여름에는 긴장을 늦추지 못한다. 직원에게 맡겨도 되지만 남편은 꼼꼼한 성격 탓에 자신이 꼭 챙긴다. 그래서 우리는 늘 남들 휴가기간 끝나고 난 다음에야 시간을 내어 잠깐 나들이를 갔다 오는 정도였다. 더군다나 올여름은 수해다 뭐다 해서 아무 데도 안 가고 집에만 있었다. 덥기도 하고 짜증도 나고 지쳐서 들어오는 그이에게 잠자리를 요구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섹스에 무관심한 편은 아니라서 주말에 가끔 드라이브도 하면서 근교에 있는 러브호텔에 가기도 했는데 그곳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워낙 그렇고 그런 관계라고 생각해서인지 부부인데도 들어가고 나올 때 영 찜찜했다.
그러다 얼마전에 요즘 유행하는 펜션에 가게 되었다. 강원도 홍천 근처에 자리잡은 아담한 집인데 하루코스로는 딱이었다. 시간도 넉넉치 않고 날씨도 추워서 아이들을 시댁에 맡기고 둘만 오붓하게 떠났다. 토요일이라 차가 막혀 늦게 도착해 펜션 주인에게 열쇠를 건네 받고 실내로 들어서는데 벽난로가 켜져 있는 것이 참으로 아늑한 분위기였다.
추운 날씨로 차를 타고 오면서도 내내 으슬으슬하던 몸이 이내 따뜻해지고 분위기는 더없이 좋았다. 통유리에 비치는 불빛도 따사로워 보이고 벽난로 안에서 타닥 소리를 내며 타는 나무도 그렇고… 마치 영화의 한 장면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늘 남편이 먼저 손을 내밀었는데 그날은 아마도 분위기 탓이었는지 내가 먼저 남편에게 다가갔다. 말 그대로 장작불과 뼈와 살이 타는 밤 아니었겠는가? 그날 밤을 생각하면 지금도 몸에 작은 전율이 온다. 눈 내릴 때 그 펜션에 다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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