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2일 목요일

♥ 섹스리스 부부로 지내던 우리를 치료해준 건 야한 비디오가 아니랍니다




여자들은 아이를 낳고 나면 여자보다 엄마라는 입장에 모든 것이 좌지우지된다는 걸 알았다. 대학까지 다녔지만 순결교육 이외에 섹스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이 결혼을 하고 보니 부부생활에서 섹스가 얼마나 중요한 건지 잘 모르고 살았다. 혼전 경험도 없고 특별히 섹스에 눈을 뜨지 못한 상태에서 그저 남편이 원하고 부부니까 하고… 그런 식으로 첫아이를 낳고 또 둘째 아이도 낳았다.


교과서 같은 섹스말고는 해본 적도, 상상한 적도 없는 내게 남편은 첫아이를 낳은 후 좀 새로워지자며 다양한 체위를 시도해보고 싶어했으며 얄궂은 비디오도 빌려오곤 했다. 그러나 아이를 기르느라 지쳐서인지 어떻게 하면 잠자리를 안할까 하는 생각이 늘 앞섰다. 막상 하는 날도 그저 그랬다. 남편도 별만족을 못하는 눈치였고…. 그리고 곧 둘째 아이를 임신하게 되었는데 임신기간 중에는 임신을 핑계로 잠자리를 안하는 것이 내게는 차라리 다행인 것 같았다.


그런데 문제는 둘째 아이를 낳은 뒤였다. 이제나 저제나 때가 되기만을 노릴 것 같았던 남편이 때가 되었는데도 내몸을 원하지 않는 거다. 쑥스럽기도 하고 내가 먼저 “왜 섹스 안해?”라고 말하기가 좀 그래서 아무 말 안하고 있자니 6개월이 지나고 근 1년이 다가는데도 잠자리하자는 얘기를 안했다. 아차 싶었다. 직감으로 ‘이런 게 부부생활의 위기라는 거구나’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마땅히 하소연할 데도 없고 고민만 하고 있던 중 친구네 집에 갔더니 ‘섹스테크닉~~’ 어쩌고 하는 비디오가 있었다. 친구를 붙잡고 그간의 사정을 얘기했더니 친구가 펄쩍 뛰며 나를 나무랐다. 그날로 나는 친구의 비디오를 빌려와서 남편이 퇴근하기만을 기다렸다.


두 아이를 재우고 남편에게 비디오를 함께 보자고 했다. 남편은 ‘이 여자가 미쳤나?’하는 표정을 짓더니 머뭇거리며 비디오를 켰다. 눈을 감고 싶을 정도로 내가 감당하기에는 노골적인 성애장면이 나왔지만 마음을 다잡으며 자연스럽게 보다 보니 몸에서 신호가 왔다. 남편에게 다가가 그의 몸을 쓰다듬으며 “잘해볼게”라고 말했다.


그날 밤, 나는 내몸이 반응하는 것을 하나하나 느낄 수 있었고 남편의 몸도 처음 알게 되었다. 말로만 듣던 오르가슴이라는 것도 처음 느껴보았다. 말로는 다할 수 없는 얘기도 몸으로는 가능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다음날도 우리 부부는 어제의 감흥을 확인하고 싶어했고 그뒤로 우리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부부관계를 갖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우리를 치료해준 것은 야한 섹스비디오가 아니라 성에 대한 막연한 터부를 버리고 부부관계에서 섹스가 갖는 중요성과 기쁨을 깨달으면서 이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때문이었던 것 같다. 아는 만큼 보이고 그때 보이는 것은 이전과는 다르다는 옛말은 부부간에도 해당된다. 그래서 날마다 하는 요즘의 섹스는 늘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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