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4일 월요일
전립선염이 초래한 발기부전
40대 초반의 화물차 운전수인 A씨가 약 2년 전부터 간헐적으로 음낭 및 회음부 통증,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상을 보여 비뇨기과를 방문했다. 환자의 증상 양상과 그 발현기간으로 보아 전립선염으로 진단을 할 수 있었다.
일단 전립선염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다음에 결과를 봐서 약물치료를 고려하자고 설명하자, A씨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어렵게 말을 꺼냈다. ‘저 선생님, 사실은 언제부터인가 정력도 약해졌어요.’
자세히 물어보니 발기가 되긴 하는데 완전하게 딱딱해지지 않아서 성관계 지속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전립선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여러 연구에서 높은 빈도로 발기부전이 동반됨이 밝혀졌다. 약 25~43%의 전립선염 환자에서 발기부전이 동반됐고, 약 24~70%의 환자에서 성적 욕구의 감소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발기부전은 고령의 환자에서 많이 발생하고, 전립선염은 주로 30, 40대의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립선염이 있는 경우 그렇지 않는 경우보다 발기부전이 상당히 높은 빈도로 발생함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전립선염 환자에서 발기부전이 높은 빈도로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립선염 환자에서 발기부전이 높은 빈도로 동반됨에도 불구하고 그 기전에 대한 연구는 아직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크게 두 가지 요인, 즉 전립선염으로 인한 통증과 심인성 요인이 그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전립선염 환자에서 통증 증상이 심할수록 발기부전의 빈도가 증가했고, 통증은 성적 욕구, 오르가즘, 그리고 성적 만족도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통증은 성생활에 대한 환자의 긴장 및 스트레스 정도도 증가시켰다. 그 외 심인성 요인도 중요한 원인이 되는데, 전립선염 환자에서 우울증 증상의 빈도가 현저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이러한 우울증은 오르가즘, 성교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성교 횟수의 감소와도 관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최근에 진행된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실제 전립선염 환자와 정상인 사이에 아내 또는 파트너와의 관계에 대한 만족도는 예상과 달리 크게 차이가 없었다.
그 이유로는 전립선염 환자가 비록 성관계 시에 통증은 있지만 원만한 부부관계 유지를 위해서 기꺼이 이를 참고 견디는 경향이 많은 것을 들 수 있다. 즉 통증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보다는 이를 극복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부부 또는 파트너와의 친밀감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부부 및 파트너와의 관계 만족도에 있어서 일반인과 차이가 없는 것이다.
상기 환자의 경우 발기부전에 영향을 줄만한 혈관성 및 신경학적 요인은 발견되지 않았다. 전립선염에 대한 기본적인 검사를 시행하였고, 검사결과 및 환자 증상을 토대로 약물요법을 약 한 달 동안 시행 후 환자의 통증증상 및 배뇨증상은 상당히 호전됐다. 발기부전 증상도 내원 초기에는 경구용 발기부전 약물을 투여하다가 현재는 약물요법 없이도 성관계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됐다.
아직 좀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겠지만 최근 여러 연구에서 전립선염과 발기부전이 서로 관련이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증상이 있는 경우 비뇨기과를 방문해서 면밀한 조사과정을 거쳐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충분히 두 가지 질환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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